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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은 자유도가 매우 높다
벽돌은 매우 다재다능한 재료입니다. 어떤 흙을 사용하느냐, 굽느냐 그렇지 않느냐, 구울 때 유약을 바르느냐 아니냐와 같은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 색상이 달라지고, 벽돌 담을 쌓을 때 비를 맞았다던지… 혹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겪는 풍화작용이나 누군가 들이 받아 생기는 자연스럽지 않은 파손까지 다양한 경험들이 쌓여가며 벽돌의 인상을 결정짓기도 합니다.
그리고 거의 산업 표준으로 규격화되어 있는것 같기는 하지만 실제로 생산 회사들에 따라 크기가 제각각이기도 한데다 이것도 유행이라고 시대에 따라 크기나 가로세로 비율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굳이 모형 제작을 하면서 벽돌의 종횡비나 크기를 고증해가며 1943년도 파리 7구 5번지에 있는 건물의 벽돌을 재현했다고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기에 어찌 보면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봐가면서 만들어도 될만큼 크기, 비율, 색상 등의 모든 영역에서 자유도가 꽤나 높은 표현의 영역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나 역사적으로도 아주 오래된 생산 방식이므로 시대나 지역을 막론하고 벽돌은 사용되어 왔습니다. 즉,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나 벽돌로 된 건물은 있었을것이라고 가정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자~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상상력 뿐이로군요1).
모형에서 벽돌을 만드는 방법
판에서 벽돌을 한장씩 잘라내는 방법
이걸 집착이라고 해야할지 완전한 자유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벽돌을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게 벽돌을 한장씩 생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가장 간단하게는 석고나 점토를 밀어서 판처럼 만든 후에 적절한 크기로 잘라내는 방식이지만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현타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이 매우 유용한 경우는 벽돌이 허물어져 쌓여있는 경우에는 사실 이 방법 외에는 딱히 표현할 방법이 없기에 여전히 매우 적절한 방식입니다.
실제 벽돌처럼 생산하는 방식
벽돌을 양산하던 시점부터는 거푸집에 흙반죽을 집어넣고 어느정도 굳으면 거푸집에서 분리해 낸 후 굽는 방식으로 진화했습니다. 모형 작업에서도 이런 방식을 차용해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모형 관련 쇼핑몰이나 알리바바 양탄자샵을 뒤져보면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벽돌용 형틀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에 레진을 부어서 경화시켜도 되고, 석고를 반죽해서 들이붓고 경화시켜도 상관없습니다. 실리콘 형틀이 뜯기지만 않는다면 거의 무한대로 벽돌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벽돌 몇장을 넣어서 판매하는 제품보다는 훨씬 마음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생산한 벽돌을 이용해 담장을 쌓는다는 것은 또 다른 엄청난 작업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왜냐하면 담장을 만들려면 벽돌을 가지런하게 정렬하고 높낮이까지 맞춰야 하는데 그 일이 매우 귀찮고 뇌가 하얘지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벽 자체를 만들어 버리는 방식이 유용한 경우가 있습니다.
벽돌로 만든 벽을 만드는 방식
벽돌을 한장씩 만들어서 벽을 만드는 것보다 벽에 벽돌을 한장씩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 내는 방식이 훨씬 쉬운 방식이 됩니다. 이유는 줄눈과 같은 작업을 마친 벽을 재현하는 것이라 한장의 벽돌을 쌓아가며 줄눈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며, 이 줄눈 작업은 생각보다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데 이런 것을 쉽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담장 하나 정도라면 마음 모질게 먹고 벽돌을 쌓아도 되겠지만 그게 성벽정도 되는 사이즈라면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판에 벽돌을 새기는 방식이라면 도시라도 만들 수 있을테니 작업 난이도가 훨씬 낮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있는 동영상을 보신다면 쉽게 이해될거라 생각됩니다. 준비물은 가급적 밀도가 높은 스티로폴을 준비하시면 좋다고 합니다.
이런 방식은 담장만이 아니라 바닥을 만드는데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유럽 동네의 코블스톤으로 마감된 포장 도로를 제작하는 경우에 벽돌 한장씩을 깔아주는 방법보다는 스티로폴에 그리고 다듬는 방식이 훨씬 수월한 방법중 하나 입니다.
가장 큰 고민은 자연스럽게 하는 것
제일 위에서 본 벽돌 실물 사진을 보면 너무나 인위적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 길거리를 다니다 벽돌로 만들어진 건축물을 자세히 보면 매우 다채로운 색 변화가 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변화가 어색하다고 느껴본 적은 그다지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어차피 사람이 만든 것이니 인위적인 느낌을 내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럼에도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벽돌이나 바닥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가급적 많은 참고 자료를 보시고 그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몇개 선택한 후에 가급적 그런 느낌을 내도록 재현하겠다고 목표를 정하는 것이 그나마 자연스러움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쉽지 않은 경지이지만 그럼에도 노력하다 보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법이니 작업할 일이 있다면 많은 고민을 즐기면서 작업하시기 바랍니다.
-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선시대 소 외양간을 벽돌 건축물로 올리거나 그러지는 말자구요. 그 당시에도 가성비라는 것을 따지기는 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