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0. 데칼 작업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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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이 끝이라고 생각했을 때부터 본격 시작되는 견물생심…

프라모델을 처음 만들 때는 보통 조립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특히나 요즘 출시되는 반다이 제품처럼 필요한 부분은 다색성형으로 색상이 구분되어 있고, 부품 분할도 오밀조밀하게 되어 있는데다 플라스틱 사출색도 도색 색상과 유사하게 뽑아내고 있어 부품을 끼워 맞추고, 색이 나뉘어 있는 것만 봐도 “요즘 키트 진짜 잘 나오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지경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조립 > 먹선 > 코팅만 해도 그럴싸하기 때문에 복잡한 도료 없이 건담 마커 몇 개만 챙겨도 간단하게 완성작의 느낌을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몇 개 만들어 보다 보면 욕심이 조금씩 생기기 마련입니다. 어딘가 밋밋해 보이고, 설명서 사진처럼 디테일이 살아 있지 않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면 이미 견물생심의 초입에 발을 디딘거라고 보셔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손이 가는 게 바로 데칼 작업입니다. 처음 모형을 접하다 보면 빼곡하게 인쇄된 데칼 용지나 설명서 후반부에 있는 데칼 위치 도면을 보면 이걸 어느 세월에 다 붙이냐 싶지만 작은 경고문, 넘버링, 로고 하나만 붙였을 뿐인데 갑자기 ‘장난감’이 아니라 ‘기계’처럼 보이기 시작한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프라모델에서 데칼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꽤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설명서를 보면 습식 데칼, 건식 데칼, 메탈 트랜스퍼…와 같이 여러 종류의 데칼이 등장합니다.

처음 보면 솔직히 헷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름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것 같지만, 붙이는 방법도 다르고, 인터넷에서 추천 하는 작업도 제각각인 듯 해서 무엇이 최선인지 확신을 가지기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금손은 아닙니다

가끔 다른 분들의 작업을 보면 이 복잡한 마킹을 어떻게 그렸는지 상상하기도 힘든 수준의 프리핸드 장인도 있지만…

데칼 작업의 이해
Warhammer 40,000Victrix Honour Guard 작례 – 깃발을 보세요. 피규어가 대략 40mm 정도 되니 깃발은 손가락 한마디 정도 될 듯 합니다.
A0. 데칼 작업의 이해
Warhammer 40,000Victrix Honour Guard 런너 구성 – 깃발에 몰드가 있기는 합니다만… 저걸 그리는 건 또 다른 차원이죠.

모든 모델러들이 모든 걸 그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특히 깨알같은 마킹은 데칼 작업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례로 전투기나 건담에 있는 보험회사 약관 급의 글자 크기로 새겨진 다양한 경고 마킹(Caution Mark)의 경우 명확한 텍스트가 있어 대충 점을 찍는다고 끝나지 않기에 붓으로 그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데칼 작업을 진행할 때 미리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할 필요는 있습니다.

데칼 작업에 필요한 사전 준비, 저마다의 사용 방법이 다른 데칼의 여러 형태에 대한 이해, 작업 후 마무리 작업 등 다양한 작업 과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작업에 맞춰 활용한다면 완성품의 품질이 한 단계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데칼 방식은 크게 두 계열로 나뉩니다

먼저 개념부터 가볍게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주요한 데칼 종류 세 가지가 완전히 별개는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렇게 나눌 수 있습니다.

  • 물을 사용하는 방식 → 습식 데칼
  • 물 없이 문질러 붙이는 방식 → 건식 데칼
      └ 그중 메탈 표현 (금속의 색감이나 질감) 특화 → 메탈 트랜스퍼

즉, 메탈 트랜스퍼는 건식 데칼의 한 종류다.

이걸 먼저 알고 보면 전체 구조가 훨씬 이해하기 쉬워질 것입니다.

프라모델에서 자주 사용되는 데칼의 차이, 장단점, 그리고 상황별 선택법

“그래서… 뭘 쓰는 게 제일 좋아요?”

초보자라면 아마 대부분 이 질문을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셋 중 하나가 무조건 더 좋다기보다는, 각자 잘하는 역할이 다르다가 정확한 표현에 가깝습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세 가지 다 쓸만한 방법이며, 더 좋은 효과를 내는 자기만의 강점이 있는 분야가 다르다고 이해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럼 이 세가지 방식을 비교하면서 어떤 특징이 있고, 언제 사용하면 좋은지, 실제 작업 느낌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습식 데칼 – 가장 기본이 되는 표준 방식

습식 데칼은 가장 오래된 방식이자, 지금도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입니다.

물에 담가서 인쇄층을 분리한 뒤, 미끄러지듯 슬라이드해서 붙인다고 해서 Water Slide Decal이라고 부릅니다.

작업 과정은 조금 손이 많이 가는 편입니다.

물을 준비하고, 전체 대지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잘라내고, 물에 담그거나 띄워서 기다린 후, 핀셋으로 꺼내고, 위치를 잡고, 면봉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연화제를 사용하거나 부족한 데칼의 접착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해 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작업 방식을 보면 다른 방식에 비해 확실히 번거로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모델러들이 결국 습식 데칼을 ‘기본값’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것은 바로 완전히 건조하기 전에는 위치를 수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칼을 올려놓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살짝 밀어서 다시 맞출 수 있고, 각도가 틀어졌으면 다시 정렬하면 됩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엄청 큰 요인입니다. 특히 초보자에게는 거의 보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강점은 곡면 대응력입니다. 연화제를 사용하면 데칼이 표면에 녹아들듯 밀착되기 때문에 어깨나 다리 같은 복잡한 굴곡에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붙일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습식 데칼이 가장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줍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1).

건조 시간이 필요하고, 표면이 거칠면 실버링2)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유광 코팅 같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습식 데칼은 여전히 가장 안전하고 범용적인 선택지인 것은 맞습니다. 처음 데칼 작업을 시작한다면, 고민 없이 습식 데칼부터 익히는 걸 추천합니다.

건식 데칼 – 속도와 편의성의 대표 주자

건식 데칼은 말 그대로 ‘건식’입니다.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원하는 위치에 올려두고 면봉이나 스틱으로 문지르면 인쇄층이 그대로 전사3) 됩니다. 그리고 필름을 들어 올리는 순간 작업이 끝납니다.

처음 써보면 거의 충격적일 정도로 간단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렇게 붙여도 된다고?” 싶을 만큼 빠릅니다.

작은 경고문이나 숫자 같은 마킹을 여러 개 붙일 때는 습식 데칼보다 체감 속도가 훨씬 빠를 수 밖에 없습니다. 건조 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어서 작업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 또한 매우 큰 장점입니다. 게다가 밀착력도 좋아서 실버링 걱정이 거의 없고, 두께도 얇아 마감이 깔끔하게 처리됩니다. 그래서 한 번 익숙해지면 생각보다 자주 손이 가는 방식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분명한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한 번 문질러서 눌러 붙이면… 되돌릴 수 없다.

말 그대로 한 번 붙으면 수정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위치가 살짝 틀어져도 다시 떼어낼 수 없고, 억지로 건드리면 찢어집니다.

그래서 건식 데칼은 ‘편하지만 신중해야 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빠른 대신, 실수를 잘 봐주지 않는 방식의 데칼입니다.

간단하게 떠올려볼 수 있는 물건은 예전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판박이’라는 물건을 떠 올려보시면 쉬울 겁니다.

메탈 트랜스퍼 – 디테일을 끌어올리는 고급 옵션

메탈 트랜스퍼는 구조적으로는 건식 데칼과 동일합니다. 붙이는 방법도 완전히 같습니다. 건식 데칼과 마찬가지로 문질러서 전사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차이는 재질과 표현력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속 안료를 사용해서 은색, 금색, 크롬 같은 메탈릭 표현이 훨씬 선명하고, 두께도 매우 얇아서 거의 인쇄된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즉, 제대로 붙여 놓으면 데칼이라는 느낌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건담 가슴 로고나 엠블럼, 센서, 금속 포인트 같은 부분에 사용하면 효과가 확실하게 도드라져 보입니다. 완성 후 사진을 찍어 보면 ‘급이 다른 마감’이라는 게 바로 느껴집니다.

단점은 그만큼 예민하다는 점입니다. 얇은 만큼 찢어지기 쉽고, 건식 데칼과 마찬가지로 위치 수정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실패하면 복구 자체를 떠올리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메탈 트랜스퍼를 ‘마지막 디테일 업용’으로 아껴 쓰는 편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다만 성공했을 때 만족도가 가장 높은 방식이기도 하기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급의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눈에 보는 3종류의 데칼 비교

항목습식 데칼건식 데칼메탈 트랜스퍼
난이도★★★★★★★★★
작업 속도느림빠름매우 빠름
수정 가능가능거의 불가불가
두께얇음매우 얇음가장 얇음
광택 표현보통보통매우 좋음
곡면 대응좋음나쁨나쁨
실패 리스크낮음높음
고급감좋음좋음최고

그래서 실제로는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세 가지 중 하나만 고르는 것보다, 상황에 따라 섞어 쓰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답입니다. 물론 원하는 방식의 데칼을 구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 말입니다. 구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일단 선택지에서 제외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이렇게 역할을 나누면 작업 속도도 빨라지고, 결과물 퀄리티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됩니다.

실제로 많은 모델러들이 이 ‘혼합 전략’을 기본으로 사용합니다. 세 방식은 경쟁자가 아니라, 서로 보완해 주는 도구라고 생각하는 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필요한 작업에 적절한 데칼을 구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 이야기하는 것일 뿐입니다.

마무리

작은 마킹 하나 붙였을 뿐인데 갑자기 살아나는 디테일을 보면, “아, 그래서 다들 데칼 하는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 옵니다.

처음에는 습식 데칼부터 천천히 익히고,
익숙해지면 건식 데칼로 속도를 올리고,
마지막에 메탈 트랜스퍼로 디테일을 더해보는 방식으로 숙련도를 올리는 것도 좋겠습니다.

데칼은 처음엔 어렵고 귀찮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번 해보면 오히려 이 과정이 프라모델의 재미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쯤이면 분명 이런 생각이 들 겁니다.

“이제 데칼 작업이 제일 재밌는데?”

프라모델 완성도의 절반은 데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1. 그러니까 다른 제품들이 생겨났겠죠?[]
  2. 데칼과 모형의 표면에 얇은 공기층이 자리잡아 들뜨는 현상[]
  3. 옮아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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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서론 : 강좌를 시작하기에 앞서…

20. 주로 어떤 제품을 다루게 될까?

21. 모형 제품 생산 방식 이해하기

22. 인젝션 키트의 생산 방식과 이해

23. 소프트 비닐 키트의 생산 방식과 이해

24. 레진 키트의 생산 방식과 이해

27. 3D 프린팅 생산 방식과 이해

28. 모형 제작 과정

30. 도구의 이해

31. 모형 제작에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

32. 모형 제작에 도움되는 전문적인 도구

33. 개조/자작에 활용할 수 있는 도구

34. 작업 환경

35. 3D 프린터로 만드는 보조 도구

40. 인젝션 키트 제작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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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캔디 도장 (Candy Coat)

A1. 데칼 작업에서 자주 하는 실수

A2. 데칼 작업 전에 필요한 사전 작업

A3. 좋은 습식 데칼의 조건

A4. 습식 데칼 작업

A5. 건식 데칼 작업

A6. 메탈 트랜스퍼 작업

A8. 데칼 작업 후의 마무리

B0. 베이스 제작

B1. 평평한 평지 베이스 만들기

B4. 풀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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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0. 새로 만드는 스프레이 부스 – Work 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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