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한동안 묻고답하고 게시판을 후끈하게 달구었던 바로 그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Zimmerit Coating)을 어떻게 하는지 알아봅시다.

찌메리트 코팅의 탄생

먼저 키트를 만지작거리기 전에 찌메리트 코팅의 태생부터 알아봐야 하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서 자기흡착식지뢰라고 하는 무기를 만들었는데 이 물건은 전차처럼 커다란 쇳덩어리를 향해 던지거나 사람이 들고 가서 쇳덩어리인 전차에 철커덕하고 부착하는 형태로 지뢰의 끝 부분에 부착된 강력한 자석을 이용해 전차의 표면에 지뢰를 장착시키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폭발하게 되어 있는 물건입니다.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자기 흡착식 지뢰 Hafthohlladung granare (손잡이 모양의 돌격 수류탄)]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독일 중전차 “판터”에 근거리 대전차 무기 사용을 연습하는 Volkssturm (국민돌격대) : SS-PK-Feder/TO-EP(Schu), 1945. 1. 11.

독일군은 자신들이 개발한 무기였지만 너무나 뛰어난 아이디어에 스스로 놀랐는지 연합군 측에서 유사 무기를 개발할 경우를 대비해 자기흡착식지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방어법을 스스로 개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찌메리트 코팅입니다.

표면에 자석이 잘 들러붙지 못하도록 시멘트 같은 재료(황산바륨, 폴리초산 비닐, 황토 가루, 톱밥, 황산 아연등의 혼합물)를 전차의 표면에 바르고 넓적한 철판에 잘 들러붙으면서도 자석과의 접촉면을 최소화해 자석이 붙기 어렵도록 요철모양으로 꼭꼭 눌러 모양을 다듬어 두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찌메리트 코팅입니다. 때문에 찌메리트 코팅은 성인이 서있는 상태에서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위치정도까지만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연합군 측에서는 그다지 자기흡착식지뢰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고1) 오히려 물량 공세에 가까운 전쟁을 계속하게 됩니다. 시멘트가 쇠판 위에 붙어 있다보니 접착 강도가 아주 튼튼하지는 못했는지 찌메리트 코팅면 중 일부는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는데 보통 쉽게 구할 수 있는 찌메리트 코팅 차량의 사진을 보면 아주 깔끔하게 발라져 있는 경우는 그다지 없는 것이 이러한 이유때문입니다.

찌메리트 코팅의 생김새

그러면 이렇게 만들어진 찌메리트 코팅은 어떻게 생겼냐면… 대략 이런 식으로 생겼습니다.

찌메리트 코팅에 대해 재료의 배합이나 패턴의 모양 그리고 해당 패턴이 적용된 차량 형식명과 같은 내용은 https://panzerworld.com/zimmerit 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고증에 맞춰 제작하고 싶으신 경우에는 판저월드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찌메리트 코팅 표현법

그럼 이제 찌메리트 코팅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기본적인 준비물은 플라스틱 퍼티와 퍼티를 넓게 펴서 바를 수 있는 밀대, 그리고 꼼꼼하게 코팅 면을 찍을 수 있는 시계드라이버정도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퍼티가 묻지 않았으면 하는 곳을 가리기 위한 마스킹 테이프 정도가 더 있으면 편리합니다.

밀대는 런너 조각중 A, B, C 등이 새겨져 있는 부분을 잘라서 사용해도 되고 플라스틱 판이나 기타 얇은 판 종류를 잘라서 사용해도 상관없습니다. 먼저 밀대를 이용해서 약 0.5 ~ 1 미리 (1/35 전차 기준) 정도의 두께로 얇게 플라스틱 퍼티를 펴서 바릅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면적을 바르게 되면 작업을 진행하는 중에 뒷부분은 굳어버릴 수 있으므로 촘촘하게 찍어나가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약간만 바르고 코팅을 한 후에 다시 펴서 바르는 식으로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다음에는 시계드라이버를 이용해서 촘촘하게 찍어줘야 하는데 보통 위에서 아래방향으로 쓸어 내리는 듯한 느낌으로 찍는 것이 남는 퍼티를 아래쪽으로 긁어모으는 효과도 있으므로 편리합니다.

아래에 있는 동영상에서는 드라이버로 찍는 방식은 아니고 퍼티를 아주 얇게 바르고 퍼티가 굳고 나면 (코팅이 벗겨지는 영역에는 마스킹 테이프) 날카로운 칼날같은 것으로 긁어내는 방식으로 찌메리트 코팅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대전 중 독일군 전차류의 독특한 시각적 포인트이므로 많은 분들이 시도하고 자신만의 방식들을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찌메리트 코팅을 하는 방법은 나름대로의 간단한 원칙처럼 보이는 패턴이 있기 마련인데 실물의 참고사진을 보고 그 형태대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전차마다 굴곡의 형태나 돌출부가 달라지는데 이런 돌출부 주변이 조금씩 다르게 표현됩니다.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그리고 간혹 코팅이 벗겨져 버린 부분을 표현하고 싶다면 이런 부분에는 미리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퍼티를 바른 후 패턴을 새기고 나서 퍼티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내면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찌메리트 매니아라면…

찌메리트 코팅이 너무나 좋다면 전문적인 도구를 구매하는 것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찌메리트 코팅을 위한 전문적인 제품으로는 타미야에서 발매한 찌메리트 코팅 도구가 있는데 0.5~0.7 미리의 폭으로 고르게 코팅을 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대략 만원정도 안팎의 가격이니 찌메리트 코팅을 많이 해야 하는 제2차 세계대전 독일군 전차 매니아라면 하나쯤 구입해 볼만할 거라 생각됩니다.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모양을 보면 아시겠지만 적당한 쇠톱을 찾는다면 대용품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모양이 워낙 간단하므로 자작을 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겁니다. 실제로 찌메리트 코팅을 할 때 나무판 같은 것에 모양을 새긴 후 밀대로 밀어서 코팅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이었으므로 스케일이 작아진 원래의 작업 방식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을거라 생각됩니다.

이 제품으로 찌메리트 코팅을 하는 방법은 시계드라이버를 이용했을 때보다 조금 넓은 면적에 플라스틱 퍼티를 고르게 바른 후 옆 방향으로 밀어주는 방법입니다. 이때 한꺼번에 너무 긴 모양이 나오지 않도록 적당한 간격으로 끊어주어야 하는데 이 부분만 주의하시면 될 겁니다.

역시 돈이 있으면 세상은 더 편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구를 이용해 누구나 똑같은 폭으로 찍어내는 것보다 자신만의 코팅을 원하는 경우라면 시계드라이버가 훨씬 정겨울 겁니다. 물론 폭은 일정하지 않겠지만 실제 찌메리트 코팅도 공장에서 찍어내긴 하지만 기계화된 양산 작업이라기 보다는 재료 자체를 야전에서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어디에서 몇 미리 어긋나 있다’라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을 좋게 하는 것이 멋진 작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찌메리트 코팅은 여러모로 난이도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므로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76. 독일 전차의 찌메리트 코팅 (Zimmerit Coating)

이런 다양한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도 유튜브에 올라온 것이 있으니 조금만 찾아 보면 훨씬 편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겁니다.

  1.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 나오는 것처럼 양말에 폭약을 넣고 폐그리스에 범범해서 집어 던지면 찰싹 달라붙는 급조 무기를 더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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