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시너의 특성

표기법 정리

신.나, 신.너, 시너, 희석제, 용제 …

일단 표기법부터 정리해 보자면 쪽에서는 보통 ‘신.너((표기법 자동 교체 기능을 피해보려고 글자 사이에 . 을 찍었네요.))'라고 많이 표기하는데 제의 의미로 사용하는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던 일본식 조어인 ‘신.나'라는 용어와 영어 단어인 의 발음인 [θínər] 가 섞여 ‘신.너'라고 표기하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가급적 외래어 표기법에 의해 ‘'로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기존 콘텐츠에서 발견되면 바로잡아 두도록 하겠습니다. 이마저도 애매하면 ‘제'라는 용어를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85. 시너의 특성
심지어 영어사전에도 ‘시너'를 4순위 단어로 올려주고 있으니 꽤나 오랫동안 저렇게 사용해 왔다는 말이겠죠.

헷갈린만 합니다

도색을 처음 해 보는 초보 모델러에게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이 , 즉 와 시너를 연결시켜서 생각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이 에 저 시너를 사용해도 되는가? 을 더 잘내려면 어떤 시너를 선택해야 하는가 등등은 시도해 보고 결과를 보지 않으면 직관적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입니다.

시너, 시너라고 는 많은 것 같은데 모두 다 시너라고 하니 헷갈리기 시작하는데다 어떤 도료에 어떤 시너를 써야 하는지도 헷갈리게 됩니다. 게다가 나중에 닦아낼 때는 어떻게 닦아내야 하는지 또한 정신없게 만드는 요인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타미야 컬러 래커 도료 (Tamiya Color Lacquer Paint) 라고 포장지에 적어주기라도 하면 덜 헷갈릴텐데 미스터 컬러 (Mr.Color) 처럼 적혀있지도 않고, 심지어 이런 제품군이 수십가지 나 있으니 이것들을 외우려고 하면 더 헷갈릴 수 밖에 없겠죠.

시너의 종류와 에 따른 상대적 세기에 대해 알아보면서 이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해 봅시다.

그럼 이제부터는 시너(희석제)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너는 크게 시너, 시너, 시너 세가지 종류로 구분하겠습니다. 여기에서는 83. 미술용 도료에서 몇가지 촉진제와 첨가제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고, 를 비롯한 제품은 특별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에나멜 도료 대응 시너

라이터 휘발유와 전용 시너

일단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료인 의 시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희석제를 시너라고 하시고 딱히 에나멜 시너, 래커 시너 등으로 구분하지 않는 경우에는 맥락에 따라 설명하고 있는 제품에 관한 내용으로 국한시켜 해석하시면 됩니다((원래 이렇게 주어가 없어도 맥락에 따라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동양권 언어의 특징입니다. 주어가 없으니 괜찮다고 하는 무식한 정치가 놈들은 문화적 특징을 이해못하거나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염치없는 것들인데 한번 통하니 계속 그러고 있네요.)).

에나멜 시너 제품중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은 역시나 에나멜 전용 시너와 철물점 또는 수퍼에서 판매하는 라이터 기름인 것 같습니다.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IPP 나 SMP House 에서도 다양한 시너를 발매하고 있고, 도료로 유명한 사의 시너도 국내에 유통되고 있습니다((아직 사용해보지 못해서 말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의 데이터가 없네요.)). 하지만 가게에서 판매하는 에나멜 시너는 맞는 표기이긴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를 모두 다 잡아먹을 수 있는 강력한 것이기에 논외로 합니다. 여기에서는 에나멜 시너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라이터 휘발유

85. 시너의 특성
에나멜 시너의 대용품의 대표격인
85. 시너의 특성
지포 (Zippo Lighter Fluid)

라이터 휘발유는 가장 저렴한 에나멜 시너라고 할 수 있으며 제품의 특성을 조금만 알고 사용한다면 더 없이 훌륭한 대용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검색해 보니 최근에 발매되고 있는 제품은 예전에 비해 조금은 점성이 늘었고, 와도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글((http://hammer.egloos.com/708955))이 보이네요. 원래부터 관리가 잘 되지 않아 품질이 일정하지 않았었는데 최근 유가 상승과 같은 이런 저런 상황도 겹치다 보니 품질이 더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라이터 휘발유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유통되고 있는데 첫 번째는 노란통에 들어 있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포라이터를 만드는 Zippo 라는 회사에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중 두 번째인 지포 라이터용 휘발유는 휘발유 자체가 상당히 고급(신경써서 정제한)에 속하는 것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경우 호흡기를 통해 직접 호흡하는 관계로 다른 제품에 비해서 상당히 고급 정제 기술을 사용한 것입니다. 덕분에 가격도 다른 제품의 두~세배정도로 고가입니다.

하지만 조금 안타까움도 있는데 대용이라는 말의 의미에 담겨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인 가격경쟁력이 에나멜 전용 시너에 비해 그다지 없다는 것입니다. 즉, 특별한 이유가 없으시다면 지포 전용 기름을 으로 사용하실 바에는 에나멜 전용 시너를 구입해서 사용하시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입니다. 전용이 아닌 대용품의 경우에는 각각의 특색이 있는데 그런것들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의 성능이 아니면서 가격경쟁력마저 없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할만한 제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노란 통에 든 제품의 경우 예전에는 뾰족한 뚜껑을 열면 살짝 돌기가 있는 플라스틱 캡으로 막혀있는 방식이었는데 최근에는 지포 전용 용기와 비슷하게 출시되고 있는 듯 합니다. 과도기적 제품으로 회색 통에 든 지포 전용 뚜껑을 흉내낸 제품이 있었지만 이미 이 시점부터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심심찮게 들리곤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조 회사가 동일한 회사인지도 확인해 보지 않았네요.

어쨌거나 아무래도 노란통 이후에 개발된 제품이다 보니 지포 전용 휘발유에 자극을 받은 기름회사에서 개발한 신제품인 것으로 추정되고 아무래도 기존의 노란통에 비해서 많은 제품의 개량이 있었고 그에 따라 용이라기 보다는 직접 흡입하게 되는 라이터 기름쪽에 맞춰서 제품의 개량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라이터 기름이 에나멜 시너의 대용품으로 사용되는 관계로 일부 모형점에서 구비해 두고 있기도 했었지만 여러 이유로 회색 통 제품은 모형용으로 사용하기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노란통의 라이터 휘발유는 아주 오래전부터 된 제품으로 인류의 건강보다는 비싼 외국 기름(지포 라이터 휘발유)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품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따라서 정제된 품질이 그다지 건강에 좋지않고 함량이 불규칙한 점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라이터에 넣고 불을 당겨 담배를 물고 흡입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모델링의 대용품으로 사용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혹시라도 수년간 일정한 부위에 반복해서 바른다면 피부암따위를 유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메탄올같은 독극물에 비하면 매우 안전한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에나멜 도료와 아주 잘 되는 관계로 아주 적절한 에나멜 시너 대용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가지의 유의할 점(딱히 유의점이라기 보다는 제품의 특성입니다.)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도료병에 부어넣고 도료를 장시간 보존할 경우에는 도료의 에 약간의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라이터 휘발유를 보관하는 노란통의 노란 기운이 휘발유에 약간 녹아들거나 병이 녹아서 휘발유와 섞인 제품의 경우 또는 정제 에서 투명한 상태까지 깔끔하게 정제되지 못하고 기름으로서는 상관없지만 시너로서는 애매하게 정제된 제품에 해당되는 내용인데 노란 휘발유의 경우 유통 기한이 의외로 길기 때문에 함량의 변화 또는 내용물의 변화등이 있을 수 있어 어디까지나 복불복에 해당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휘발유자체를 면밀히 살펴보아 이런 (노란색 기운이 녹아나있다거나 하는…) 현상이 없다면 도료병에 섞어두어도 그다지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에 대해서는 약간의 너그러움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도료의 상태에 대해서 민감하신 분이라면 타미야 에나멜 전용 시너를 도료병에 섞어두는 용도로 사용하시고 희석해서 사용하거나 넣기를 하고 닦아내는 용도로 라이터 휘발유를 사용하시면 좀 더 가성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품 특성 두번째는 타미야 컬러 스프레이 (Tamiya Color Spray Paint)의 도막을 지울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이런 제품의 특성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액면 그대로 이해하는 초보 시절에 많이 혼동되는 문제인데 타미야 래커로 도색을 하고 그 위에 에나멜로 을 넣고 먹선 주위로 삐져나온 것들을 지우기 위한 시너로 라이터 휘발유를 사용할 경우에는 밑색인 래커 도료가 지워지는 현상이 발생해서 당황스러워 하시는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이론상으로 래커 도료는 에나멜 시너로는 지워지지 않아야 하지만 라이터 휘발유는 어디까지나 대용품일 뿐 완벽한 그 제품이 아니므로 약간의 성질상의 차이가 있게 마련인데 타미야 래커 도료와 반응할 때 이 대용품으로써 적절하지 못한 성질이 발현되는 것 같습니다.

역시나 대용품의 경우에는 그 나름대로의 특성을 면밀히 실험한 후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미스터 컬러 (Mr.Color) 래커 도료바탕위에 먹선넣기를 할 경우에는 라이터 휘발유로 작업을 하더라도 밑색을 닦아내는 일이 적으므로 이런 현상은 어디까지나 타미야 컬러 스프레이 (Tamiya Color Spray Paint)와 궁합이 맞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에나멜 전용 시너

85. 시너의 특성
타미야 에나멜 시너 ( )

그렇다면 이런 대용품이 아닌 제대로 된 권장 제품인 도료 제조 회사에서 하는 제품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원래는 이 설명을 가장 먼저 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이것보다는 라이터 휘발유에 더 많은 관심이 있을 것 같아 나중으로 미뤘습니다.

먼저 타미야 에나멜 시너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품을 오랫동안 발매하면서 에나멜 제품에 대해서 많은 연구(혹은 요청)를 하고 노하우까지 쌓여 있는 타미야에서 생산하는 것이기에 타미야 에나멜 제품군에서는 가장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너 제품입니다. 그게 OEM 이건 어떻건간에 타미야 도료 제품군의 특성을 놓고 보면 가장 정확한 에나멜 시너임은 분명합니다.

즉, 에나멜 도료와 섞어서 쓰거나 도료병에 보관을 할 경우에도 아무런 이상없이 사용할 수 있고 특히나 타미야 컬러 스프레이 (Tamiya Color Spray Paint)를 이용해서 뿌리고 나서 그 위에 먹선을 넣고 닦아냈을 때에도 라이터 휘발유처럼 래커 바탕을 지워버리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가격은 라이터 휘발유보다 상당히 비싸므로 그점은 라이터 휘발유에 비해 약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대용품의 존재를 알고 있어서 약점이 된 것이지 원래 그 가격에 구입해서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를 이용해서 도색할 경우 그 위에 먹선을 넣고 먹선 삐져나온 부분을 닦아낼 때와 도료병 자체에 시너를 넣어서 조금씩 진해져만 가는 도료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경우에는 타미야 에나멜 전용 시너를 사용하고 그 외의 경우에는 라이터 휘발유를 사용해서 경제적인 부담을 이는 것이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도색 작업이 많은 에나멜 도료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하는 작업에만 라이터 휘발유를 사용하더라도 비싼 모형용 에나멜 사용량을 꽤나 많이 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라이터 휘발유를 구입하시면 미리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해서 뽑기 운이 좋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이 내용은 다른 회사들의 제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에나멜을 사용하신다면 에나멜 시너가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대용품은 어디까지나 대용품이지 대체품이 아닙니다. 타미야 시너가 좋네~ 라이터휘발유가 좋네~ 하는 많은 논란을 뒤로 하고 결정은 사용자가 직접 하는 것이므로 두 제품을 직접 비교해 본 후에 자신만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겁니다. 다만 이 혹은 여타 홈페이지의 내용 또는 게시판등의 글만으로 어떤 특정 제품이 가격대 성능비에서 우위에 선다고 판단하는 것보다 한 두 번정도는 이런 저런 제품을 사용해 보고 직접 판단하시기를 바랍니다.

솔직히 모형 작업을 하는데 엄청나게 비싼 제품이 아닌데다 성능이 엄청나게 격차가 나는 것이 아니므로 직접 한 두 번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이런 나름대로의 테스트와 판단을 통해 검증된 것만이 유일하게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한 번 정도 접하는 것으로도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검증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므로 많은 분들의 글을 통해 도움을 받게 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지만 논란이 일고 있고 약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나름대로의 실험으로 이런 논란에 대해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셨으면 합니다.

래커 도료 대응 시너

공업용과 모형용 래커 시너

에나멜 시너와 라이터휘발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래커 시너에도 수많은 논란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래커 시너입니다.

시너의 특성
래커 시너 제품군
85. 시너의 특성
래커 시너 (1리터 / 2리터)

그럼 모형용으로 정식 출시되는 제품인 래커 시너를 설명하기 전에 공업용 래커 시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중요한 키워드인 공업용이라는 말부터 살펴보면 일반적인 표현으로 생각하자면 아주 큰 대형 공장에서 쓰는 것을 공업용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런 경우에는 산업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릅니다. 하물며 공장에서는 저런 리터 단위의 자그마한 포장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산업, 공업, 목공 등 다양한 분야를 구분없이 사용하므로 여기에서는 공업용 래커 시너 정도로 표기하겠습니다.

모형용으로 사용하는 공업용 래커 시너는 리터 단위로 포장되어 일반 가정 또는 자그마한 인테리어 업체에서 공업용 래커 도료를 희석해서 벽에 를 칠하는 정도에 알맞은 양으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어감이 심상치 않은 것처럼 모형용보다는 다소 건강에 해롭습니다.

공업용 래커 시너

사람의 코는 아주 민감한데 코를 톡 쏘는 듯한 냄새가 바로 이 공업용 래커 시너의 특징적인 냄새입니다. 공업용의 냄새를 맡고 나서 모형용 래커 시너의 냄새를 맡으면 약간 구수한듯한 냄새가 나는데 그정도로 냄새가 독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사람의 코는 너무나 민감한 나머지 조금만 농도가 진한 상태로 냄새를 맡다 보면 그 냄새를 잊어버리게 되는데 공업용 래커 시너도 이런 신체 메카니즘을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즉, 조금만 사용하다 보면 그다지 고약한 냄새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게 되는 것이죠~) 또한 피부에 묻을 경우에 모형용은 약간 미끌거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반면 공업용은 약간 싸~한 느낌이 들게 되는데 만약 바지에 공업용 래커 시너가 묻었는데 눈치채지 못하고 있으면 피부가 가려워지는 정도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즉, 신체에 아주 안정적인 제품은 아니라는 것이죠. (아마도 이 점은 모형용도 다를바가 없을겁니다.)

이런 공업용이라는 점 (냄새와 인체유해성) 을 제외하면 사용하는 느낌은 일반 모형용 래커 시너와 그다지 다를바 없다고 보셔도 되는데 이미 10여년 가량을 공업용 래커 시너를 이용해 본 경험에 의하면 가격대 성능비로는 아주 훌륭한 대용품의 역할을 하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Mr. 시너 작은 병 (50ml)을 구매할 정도의 돈이면 1리터 정도의 공업용 시너를 구입할 수 있으니 무시무시한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격 경쟁력 관점에서 본다면 을 하고 난 이후에 를 청소할 때 상대적으로 고가인 모형용 래커 시너를 이용해서 닦아내는 것보다는 공업용 래커 시너를 이용해 청소한다면 훨씬 마음 편하고 깨끗하게 닦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안에 고무 패킹 부품이 있는 경우에는 래커 시너에 의해 고무 부품이 상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은 주의 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무 부품이 있는 부분은 모형용으로 조심해서 닦아내거나 하는 방식으로 하고 부품만 있는 부분은 공업용 래커 시너로 흥청망청 닦아내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가격경쟁력이나 유해성에 관한 논의는 뒤로 하고)(이것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의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보다 중요한 성능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함입니다.))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충청도 어느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 대부분일거라 생각되는데((뚜껑에 L, A 자가 씌여 있는 또는 아무것도 씌여있지 않은 제품들 중 대부분이 이곳 출신이더군요))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므로 이 제품을 기준으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저 또한 그동안 사용한 제품이 이 제품인 관계로 다양한 실험 가 없어서 다른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공업용 페인트 제조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공업용 래커 시너에 대한 실험들이 간혹 게시판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경우가 있으니 관심있는 업체의 제품이 있다면 검색해서 관련 를 조금 더 찾아보고 구입하시면 제품 선택의 실패를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먼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의 흐름을 보자면 한참 오래전에는 뚜껑에 파랑색 스티커에 L 이라는 이니셜이 찍힌 동그란 스티커가 붙어서 나왔었는데 아마도 래커의 이니셜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A 자가 씌여있는 제품도 출시되었는데 이 제품의 A 는 프리미엄급의 제품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B, C 등급은 보지 못했으므로 기존의 L 마크가 새겨진 것보다 좋은 제품이다라는 정도로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아무런 스티커도 붙어있지 않은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데 제품의 향기(?)는 기존의 제품보다 조금 부드러워진 듯 합니다. 또한 물과 섞었을 때 물을 가르는 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약해졌는데 (라이터 휘발유병에 옮기는 에서 바닥에 떨어진 래커 시너가 바닥의 물기를 가르는 정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성분 자체가 많이 부드러워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세가지 제품 모두 래커 도료 작업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제품 자체의 유통 과정상의 지연에 의해 위에 열거한 제품들을 비슷한 시기에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가지 시너를 통칭해서 공업용 래커 시너라고 하고 (이보다 많은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모형용, 공업용을 가리지 않고 래커 도료와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와 혼용해서 사용하는 부분에 관해 설명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래커 시너의 특성

일단 래커라고 하는 제품은 도료를 희석시키거나 녹여내기 위한 최상위의 라고 생각해도 되고 거의 대부분의 모형용 또는 도료는 래커 시너를 이용해서 닦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도료를 희석할 때 도료의 종류와 무관하게 래커 시너를 사용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녹일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희석제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료 고유의 성질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에 무리가 없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즉, 에나멜 도료는 래커 시너에 희석도 잘되고 나중에 닦아내는 것도 아주 깔끔하게 처리되지만 한가지 문제점은 래커 시너를 이용해서 희석할 경우 에나멜 특유의 특성들이 많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도색후 완전히 건조했을경우나 심지어는 도색 작업시에도 에나멜 시너에 희석시켜서 사용하던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일례로 도료의 입자가 너무나 활발히 움직이는 관계로 한쪽 귀퉁이쪽으로 응집되어 뭉쳐버리는 현상같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도료가 희석되는 것은 도료 자체의 성질을 파괴하지 않고 최대한 희석제와 도료의 입자가 균일하게 분포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지 희석제로 인해 도료의 성질이나 특성이 변화되거나 도료의 여러 가지 성분을 분리시켜버리면 안됩니다. 말이 너무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그냥 래커 시너로 희석해서 사용하면 에나멜 시너없이 작업해도 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하실까봐 미리 복잡스럽지만 되는 것과 분리되는 것의 차이점에 대해서 설명한 것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로 인정할만한 사례도 있는데 예를 들어 래커 도료를 이용해서 어떤 색상을 칠하는데 특별히 필요한 색상이 마침 떨어져서 가지고 있는 에나멜을 소량 섞어서 써야만 하거나 아니면 다시 모형점에 들러서 필요한 색상을 구입할 때까지 손놓고 기다려야 하는 경우라면 래커 시너만으로도 충분히 희석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래커와 에나멜의 혼합비율이 절대적으로 래커가 많은 경우에는 그다지 큰 영향이 없지만 거의 비슷한 정도의 비율로 섞일 경우에는 아무래도 에나멜의 변형에 의한 전체적인 영향이 있을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이해하고 가급적이면 이런 경우가 없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 때문에 숨겨도 되는 부분을 말씀드리는 것이므로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모든 는 쓰는 사람이 컨트롤 할 수 있을때에만 적절한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굳이 이나 총의 예를 들지 않아도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본래 용도인 래커 도료를 희석해서 사용하는데에는 래커 시너를 사용하면 된다는 간단한 원칙에 관한 설명은 마무리 된 것 같습니다.

퍼티와의 궁합

타미야 모형용 플라스틱 퍼티 (Tamiya Plastic Putty)의 경우에는 에나멜 시너(라이터 휘발유 포함)에는 녹지 않고 래커 시너 또는 아세톤 등에 녹아납니다. 즉, 를 희석해서 을 표현하고자 할 때에는 래커 시너 또는 아세톤을 사용해서 작업하시면 됩니다. 다만 시너에 희석해서 사용하는 용도는 다양한 효과를 위한 퍼티작업에 국한되는 것이고 어떤 덩어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희석하지 않은 퍼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퍼티는 항상 희석해서 사용해야만 하는 물건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플라스틱에 해로운가?

플라스틱을 할 경우 플라스틱이 안전하느냐에 관한 내용인데 수많은 임상(?) 결과에 의하면 모형용과 공업용 래커 시너 모두 플라스틱을 상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만 모형용에 비해 공업용 래커 시너가 더 독한 관계로 플라스틱을 빨리 훼손시킨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시너 속에 풍덩 담궈두고 오랜 시간(한시간 이상) 방치할 경우에는 모형용이나 공업용이나 할 것 없이 심각한 피해를 주게 되므로 재을 위해 지우겠다는 결심을 하셨다고 하더라도 모형을 시너 속에 담궈두지는 말기 바랍니다.

사실 어느 특정 부위만을 깨끗하게 다시 닦아낸다면 몰라도 넓은 부분을 다시 닦아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며 상태 또한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되는 부분입니다. 뚫어 펑(상표명, 화장실 또는 싱크대 청소용) 등을 이용해서 맥기를 완전하게 벗겨내는 것은 상관없지만 이런 산소계 표백제를 이용한 도료 닦아내기는 실제로 실험해 본 경우가 없으므로 (Bill Zuk 모형 강좌의 원 저작자인 빌은 오븐 세정제를 이용해서 도료를 닦아낸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가마솥 문화가 아닌 오븐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이 구할 수 있는 오븐 세정제의 종류는 이미 우리의 그것과는 수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국내 여건상 도료 닦아내는 용도의 세척제를 찾기란 그다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확신을 가지고 플라스틱에는 해가 없고 도료만을 선택적으로 닦아낼 수 있는 제품에 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못쓰는 플라스틱 덩어리에 , 에나멜, 래커 도료를 칠해서 집에 있는 각종 세정제를 이용해서 도료만을 벗겨내 보시기 바랍니다. ( 같은 곳에 세정제를 넣고 플라스틱 덩어리도 같이 담궈두고 하루정도 지나서 꺼내보면 쉽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약간의 진전이라도 있으시다면 커뮤니티 메뉴의 모형 실험실에 실험 결과를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미 도색된 제품을 닦아낼 경우에는 래커 시너와 에나멜 시너를 7 : 3 정도의 비율로 섞어서 (왜 섞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 래커 시너만으로 잘 지워지지 않는 부분이 에나멜 시너로 잘 닦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혼합을 하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계속 실험중인 부분일 뿐입니다.

기본적으로 스타이렌 수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너를 찾아내기만 하면 문제는 해결되지만 그다지 쉽지가 않군요.) 준비한 후에 청소용 넓은 붓을 이용해서 시너 찍고 닦아내고 (닦을 때 시너는 바닥에 준비한 신문지등에 묻도록 해서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지저분해지겠지만 가급적 혼합 시너가 항상 깔끔한 상태를 보존하도록 합니다.) 시너 찍고 닦아내고를 반복합니다. 이때 세척하는 시간을 그다지 길게 하지 않고 같은 부분을 서너번 이상 지나가지 않도록 해서 플라스틱의 에는 약간의 손상이 갈 지언정 전체적인 피해는 없도록 주의하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세척이 끝나면 물이 담긴 대야에 푸욱~ 담궈두어 시너로 지친 플라스틱이 어느정도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때 비누를 이용해서 세척하는 것도 잊지 않구요~ 만약 조그마한 부위일 경우에는 나 면봉을 이용해서 닦아내기도 하지만 도색 부분이 넓다면 가 들러붙어서 오히려 2차오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양의 시너를 사용해서 작업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키트를 닦고 있다보면 차라리 키트 하나 더 사는 것이 인건비를 아끼는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혼자서 쓴 웃음을 짓기도 합니다. 그리고 도료를 닦아내지 않고 그 위에 를 칠하고 도색 작업을 해도 사실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즉, 아주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도색된 모형 위에 재을 위해서 도료를 지워내는 것보다는 그 위에 다시 서페이서를 칠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도색을 하시거나 새로운 키트를 사시는 것이 여러모로 (정신적인 면에서나 환경적인 면에서나…)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이정도로 래커 시너에 대한 설명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라도 또 생각나는 부분이 있다면 추가로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아크릴 시너

물 또는 알코올

도료를 설명할 때에도 잠깐 이야기 했다시피 인 관계로 (이라는 의미는 물을 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성이라고 하는 것은 물 안에 있는 -OH 기와 반응한다는 것이므로 -OH 기의 분해성능이 극대화되는 알코올류와도 잘 반응하게 되는데 모형용 의 용제로 물 외에 메탄올, 에탄올 (정식명칭은 메틸알코올, 에틸알코올이 되겠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메칠, 에칠이라고 발음하기도 하더군요~) 같은 알코올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의 원리는 알고보면 이런 숨은 과학적 원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값싸고 양이 많다고 공업용 메탄올을 집어들거나 고급품에 눈이 멀어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순도가 높은 실험용 메탄올을 사용하지는 말도록 하십시오. 을지로 화공약품상에 가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구할 수는 있지만 대용품으로 사용할 정도로 저렴한 정도가 아닙니다. 예전의 기억을 되살리면 순도가 아주 높지 않은 pure 레벨의 메탄올이 500 ml 한병에 7만원((대략 1990년대 중반 가격))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더 고급인 extra pure 레벨의 경우에는 가격이 더 살벌합니다. 대용품이 아닌 금가루 도배를 하시겠다는 생각이 아니시라면 고급 실험용 시약에는 눈독 들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한 고순도 메탄올은 성질이 고약해 유증기에 의한 화재 위험도 높고, 피부나 눈등 신체에도 매우 위험한 위험물질((자세한 사항이 궁금하시다면 안전보건자료하세요.))이니 괜히 공업용이나 고급 메탄올을 찾아 헤매지 마십시오((고순도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80% 이상의 고순도 산소의 경우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독극물입니다. 다만 적당히 희석해서 호흡하는 관계로 인체에 유익해지는 것이지요. 대기중의 산소는 27% 정도밖에 안되는건 아시죠~)).

85. 시너의 특성
절대로 이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이미지를 찾다 보니 있어서 가져온 것 뿐입니다.

아크릴 시너의 대안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소독용 에탄올로 상당히 순도가 낮으므로 발암의 위험까지는 없으므로 용제로 사용해도 무관합니다. 그래도 방울이 튀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십시오. 약국에서 소독용 알코올을 구입할 때 약사 아저씨 또는 아주머니 혹은 아가씨 심지어 청년에게 ‘저기요~ 이걸로 눈 씻어도 되요?' 라고 물어보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여담이긴 하지만 궁금한 건 약국 총각은 그다지 흔한 것 같지가 않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주 가능?

그렇다면 이 부분에서 누구나 품어봄직한 의문이 하나 생기게 됩니다. 마시는 알코올… 즉, 마시는 에탄올 친구의 사용은 어떤가에 관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즉 국민주 소주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론상으로 본다면 소주의 주요 성분도 알코올의 하나인 에탄올과 굳이 알코올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대충 pH가 중성인 물이 주 성분이므로 사용해도 상관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이 알코올의 함량이 대개 10% 내외의 약한 수준이고 성분의 대부분은 물이며 맛을 내기 위한 여러 가지 함유물들이 듬뿍 들어있게 되는데 소주에 들어있는 수많은 함유물들이 도료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에 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그다지 이상적인 대용품으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할거라 생각됩니다. (곁에 소주가 한 병 있다면 한 잔 마시고 개인적인 연구를 진행해 보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꼭 실험 결과를 모형 실험실에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단, 먹을걸 가지고 장난치면 천벌을 받는다는 격언을 명심하고 실험하기 바랍니다. 또한 취중이라서 실험에 열중할 수 없었다는 것은 용서가 되지 않으므로 용제로서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손가락에서 레이저가 나간다던지 하는 음주 작업기를 올리면 안된다는 것도 명심하도록 하십시오.

제 개인적인 의견은 그다지 큰 영향을 줄거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왠지 불안한 감을 떨칠수 없고 소주가 길바닥에 버려도 되는 정도로 의미없는 것이 아니므로 식용으로만 사용하고 물이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소독용 알코올을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가격도 소주보다 소독욕 알코올이 훨씬 저렴합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싱

갑자기 먹는 이야기로 빠진 것 같은데 다시 본래 궤도로 돌아가보도록 하죠. 붓으로 작업을 한다면 물을 이용해도 충분하지만 에어브러시를 이용해서 아크릴 도료를 분사할 예정이라면 아무래도 물보다는 알코올이 훨씬 좋은 용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아크릴 도료는 표면부터 굳어 들어가는데 한 번 굳기 시작하면 여간 닦아내기가 번거로운 것이 아니므로 에어브러시 사용후에는 반드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에어브러시 세척을 하도록 하십시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크릴 도료의 은 그다지 권장할 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예전에 타미야 스프레이 워크를 사용할 때에는 가끔 아크릴 도료를 에어브러싱 했었지만(이때도 물을 이용하지는 않고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알코올 램프용 알코올((희석된 공업용 알코올))을 사용했습니다.) 타미야 스프레이 워크의 경우 노즐의 구경이 상당히 넓고 또한 구조가 간단한 관계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세척도 가능했기 때문이었고 현재 사용하는 미술용 에어브러시에는 아크릴 도료를 넣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는 것이 많으면 병이된다고 하는 이야기가 사실로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달고 살게 됩니다.

그러다 시타델 컬러 에어 (Citadel Colour Air) 도료나 그 외 아크릴 도료를 사용할 때 에어브러시용 미디엄과 리타더를 조금 섞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가지고 있던 타미야 아크릴 도료는 다 굳어버렸을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에어브러싱하고 물을 이용해 과하게 분사해 주고 못 쓰는 붓으로 슬슬 문질러 청소해도 에어브러시에 딱히 남는 것이 없는 느낌적인 느낌인지라 점점 아크릴 도료 에어브러싱 빈도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크릴 도료의 에어브러싱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시너를 선택하면 더 좋을 것이고 적절한 미디엄이나 리타더를 활용한다면 에어브러시 내부에서 굳기 시작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작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술용 유화 시너

미술용 시너에 대해서는 화방등지를 돌아다니면서 자료를 수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테레핀 오일, 린시드 오일같은 몇가지 첨가제가 있는데 이들은 유화와 섞어서 사용했을 때 유화의 을 표현하는 부분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으로 에나멜, 래커, 아크릴처럼 적절한 희석제와 그 대용품같은 관계가 아닙니다.

유화에는 시너라는 개념보다 첨가제와 같은 개념으로 보시면 83. 미술용 도료에서 자세하게 설명했으므로 도료 관련 내용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너의 특성에 따른 상대적 세기

일단 시너라고 하는 것은 희석제를 통칭하는 것이므로 시너라는 단어앞에 특별한 지칭이 없을 경우에는 앞 뒤 문맥에 있는 도료와 같은 성질의 시너라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칭 없이 시너라고만 하면 보는 사람들에 따라 다른 제품의 시너로 이해할만한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래커 시너, 에나멜 시너 등으로 어떤 종류를 사용했는지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서로간의 의사소통에서 어떤 종류의 시너인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글을 읽는 입장이시라면 각 회사에서 생산되는 도료의 종류가 어떠한 것인지를 미리 염두에 두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미스터 컬러 (Mr.Color) 도료를 이야기하면서 희석시키는 시너라면 Mr. 도료의 대표격인 래커 시너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며, 워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시너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면 아래에 있는 표에서 보듯이 에나멜 시너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가정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회사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도료의 종류를 염두에 두고 각 작업 단계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면 별도로 표기되어 있지 않더라도 어떤 종류의 시너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이라고 하는 것은 쓰는 사람, 읽는 사람 모두에게 배려를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도료와 시너의 상생

그럼 도료와 시너의 사용에서 가장 중요한 상생 관계를 표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래는 에나멜과 래커, 아크릴 같은 분류정도로만 나눌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철물점표인 공업용도 은근히 사용 빈도가 높으므로 함께 다루는 것이 구분하시기 쉬울 것 같아 모두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종류모형용 래커 도료공업용 래커 도료모형용 에나멜 도료모형용 아크릴 도료
모형용 래커 시너희석 가능
워싱 가능
희석 가능
워싱 가능
희석 가능
워싱 가능
희석 불가능
워싱 불가능
공업용 래커 시너희석 가능
워싱 가능
희석 가능
워싱 가능
희석 가능
워싱 가능
희석 불가능
워싱 불가능
모형용 에나멜 시너희석 불가능
워싱 불가능
희석 불가능
워싱 불가능
희석 가능
워싱 가능
희석 불가능
워싱 불가능
공업용 에나멜 시너희석 가능
워싱 가능
희석 가능
워싱 부분 가능
희석 가능
워싱 가능
희석 불가능
워싱 불가능
아크릴 시너희석 불가능
워싱 불가능
희석 불가능
워싱 불가능
희석 불가능
워싱 불가능
희석 가능
워싱 부분 가능
도료와 시너의 상생

정리하다 보니 오히려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일단 표를 읽는 방법에 대해 한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이해하기 쉬울 것 같기도 합니다. 위 표에서 굵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는 부분을 예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모형용 에나멜 시너로 모형용 래커 도료는 희석할수도… 닦아낼수도 (워싱이 닦아내는 기법이므로 편의상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없기 때문에 모형용 래커 도료를 사용할 때에는 에나멜 시너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칸을 예로 들면 모형용 래커 시너로는 모형용 래커 도료뿐만 아니라 모형용 에나멜 도료조차도 워싱이 가능하기 때문에 래커 시너를 이용해서 모형을 목욕시키면 아주 깔끔하게 닦아낼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보통 말하는 먹선넣기라는 작업을 보면 밑색을 칠하고 그 위에 먹선을 넣고 닦아내게 되는데 이러기 위해서는 밑색을 닦아낼 수 없는 도료를 이용해서 먹선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래커 계열의 밑색 + 에나멜 도료 먹선과 에나멜 시너를 이용한 닦아내기, 아크릴 계열의 밑색 + 에나멜 도료 먹선과 에나멜 시너, 래커 또는 에나멜 계열의 밑색 + 아크릴 계열의 먹선 이라는 세가지 가능성을 찾을수 있게 됩니다.

이중에서 아크릴 계열을 밑색으로 할 경우에는 아크릴 자체의 특성상 표면이 거친 경우가 많으므로 먹선넣기 후 닦아내는 과정에서 주변이 상당히 지저분해 질 수 있기 때문에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고 또한 아크릴을 이용해서 먹선을 넣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크릴 도료를 이용한 먹선넣기도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82. 모형용 도료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표면이 굳기 전에는 닦여지지만 어느정도 굳고 나면 여간해서는 닦아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작업 범위에서는 자연스럽게 먹선넣기는 래커계열의 밑색/에나멜 도료 먹선이라는 한가지 선택밖에 남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먹선넣기에 대한 좀 더 자세한 기법상의 내용은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고 이런 정도의 도료 상관 관계가 있다는 점을 대충 염두에 두고 계시면 됩니다. 그냥 이렇게 외워버려도 되겠지만 역시나 이런 저런 이유를 알고 나면 다른 부분에도 확대해서 이해하실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나 새로운 도료를 사용하거나 실험하고 싶을 때는 이런 원리를 이해하면 활용하기 좋을 겁니다.

좀 더 쉽게 정리를 해 보자면 시너의 세기에 따른 희석/워싱의 강도는 아크릴 계열, 에나멜 계열<래커 계열<<공업용 계열이라고 정리를 할 수 있겠습니다. 바꿔말하면 어지간하면 공업용은 다른 시너로 쉽게 닦이지 않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제조사마다의 특성이 있어 일률적이지는 않은 관계로 서로의 상관 관계는 위의 표를 하시기 바랍니다.

참… 위의 표에는 물리적인 힘은 변수로 넣지 않았습니다. 즉, 힘을 줘서 때밀듯이 빡빡 문지르게 되면 위의 내용와 전혀 상관없는 결과도 얻으실 수 있습니다.

Spread the love

85. 시너의 특성” 에 대한 한 가지 생각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