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도구의 이해

모형 제작에는 어떤 도구가 필요할까?

모형을 제작하는 데에는 수많은 도구가 필요합니다. 물론 다른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도구가 필요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는 먼저 이해해야 할 부분인 있습니다.

원래 도구라는 것의 태생이 어떤 특정한 작업을 할 때 조금 더 편하게 하거나 효율이 높이거나 하는 등의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특정 작업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작업을 할 때에도 사용할 수 있다면 효용이 높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흐름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냥 도구나 공구 자체가 좋아서 수집하시는 분도 있긴 하지만1) 기본적으로 내가 이 도구를 이용한 작업을 얼마나 자주 하게 될 것인지를 한 번 상상해 보고 도구를 구입해도 늦지 않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도구의 이해

강좌에서는 견문을 넓히자는 취지도 가지고 있으므로 가장 기본적인 도구에서부터 일반적인 작업을 할 경우에는 전혀 필요없는 도구까지도 소개할 계획입니다. 때문에 아래에 있는 도구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지레 겁먹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모형 제작을 위해 필요한 가장 최소한의 도구는 칼과 접착제정도만 있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칼과 접착제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조금 더 편리하고 효용이 높게 하기 위해 특정 작업을 위한 도구들이 수십가지로 늘어날 수 있고,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겠지만 아주 특별한 어떤 경우에 사용하기 위해 도구가 수백가지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예리한 눈과 손재주를 믿어 보라는 것입니다2). 설령 눈과 손의 감각이 머리에서 생각한 것과 달라서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기준점을 자신의 눈과 손에 맞춰 제작하다보면 자신만이 감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대표적인 영역이 색상 배합에 관해서는 많이 실험해 보고 자신만의 기준점이 있는 분들이 완성해놨을 때 서로 어울리는 색상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 같더군요. 그냥 판매 제품의 색상 그대로 칠하면 뭔가 서로 붕 뜨는 듯한 느낌의 색상 조합인것 같더군요.

도구의 본질적 이해

도구는 어디까지나 단순 반복 작업의 지루한 과정을 덜어주는 역할만을 할 뿐이지 결코 도구 자체가 모형 만드는 기술이나 예술적 가치를 높여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도구가 없기 때문에 어떤 과정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1시간 작업할 것을 그 도구가 있으면 그냥 10여분으로 단축할 수 있을 뿐이다라고 쉽게 생각하면 괜히 도구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으실 겁니다. 물론 시간은 소중한 것을 저도 알고 여러분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풍족한 도구에 둘러 싸여서 작업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고 직업이 아니고 즐기는 취미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것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모형 만드는 즐거움 자체를 잃어버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도구 구입 우선 순위

우선 작업을 계획하기 전에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어떤 방식으로 작업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도록 합시다. 그래야만 도구를 구입할 때도 1년에 한번도 채 사용하지 않는 불필요한 도구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3).

물론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아주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면 소개되고 있는 도구를 모두 구입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데 미리 구입한 도구가 1년 동안 (또는 6개월 동안) 한 두 번 밖에 사용되지 않았다면 당신은 쓸데없는 도구를 구입하는데 비용을 지출한 것 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관심있는 모형을 구매해서 즐겁게 만들어 보시길 권합니다. 모형을 구매하는 것도 즐거움중의 하나이지만 그것은 제작했었을 때의 기쁨에 미치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이 모든 도구가 있어야 한다는 착각때문에 지레 겁을 먹거나… 모두 구입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것입니다. 도구라는 것은 자신의 작업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용도를 잘 따져본 다음, 아무런 대안이 없을 때 구입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것도 일부 포함되겠지만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반복하는 말이지만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라는 명언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도록 하십시오4). 장인은 비싼 도구를 원하고 애지중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손 떼가 묻은… 손에 익숙한 도구에 더 애착을 가지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1. 주로 목공쪽에서 많이 봤었습니다. 나는 노랑이 좋아… 뭐니뭐니해도 녹색이지… 이번 빨간색 제품은 정말 괜찮아 등등등[]
  2. 저는 이제 노안이 찾아와서 제 눈을 믿지 못하겠습니다. ㅠㅠ 그래서 돋보기 안경이라는 도구를 추가했습니다만 여러분에게는 이런 도구가 필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처럼 노안이 오면 돋보기나 확대경이라는 도구가 새롭게 필요해지게 됩니다.[]
  3. 직업이라면 1년… 아니 10년에 한 번 사용하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장비가 있을 수 있고 구입해야겠죠. 하지만 그런 분들이라면 아마 이 강좌를 읽고 계시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4. 실제로 장인들은 도구를 탓하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까다롭게 따집니다. 숲 속에서 풀을 뜯어서 요리를 만드는 형식의 TV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갖은 양념통들은 챙겨가지고 다니시더군요. 세렝게티 요리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좋은 칼과 도마가 아니라 꼭 필요한 양념이 현장에서 더 필요한 도구겠죠. 짠맛을 내겠다고 소금을 만들거나, 단맛이 필요해서 사탕수수를 쥐어짤 수는 없을테니까요.[]
Spread the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