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붓 도색

붓 도색의 필요성

작업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인가는 더 좋은 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환상에 빠지곤 합니다. 물론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보다 좀 더 비싸고 좀 더 좋은 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시기의 공통점은 무엇보다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도구와 기술의 한계점에 부딪치는 시기가 오기 때문입니다.

이는 도구의 한계일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작업자의 기술 즉, 테크닉의 한계일 수 있습니다. 도구의 사용 습관이나 숙련도에 의해 더 이상의 기교를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더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은 도구 자체의 한계보다는 테크닉의 한계일 수 있다는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붓 도색

작업 또한 이런 흐름 속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자국이 남는다거나 몰드를 묻어 버린다거나 하는 몇 번의 만족스럽지 못한 작업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으로는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겠다는 무용론에 빠진다거나 나름대로 다른 대안을 찾게 되는 것이죠.

물론 모든 을 붓작업만으로 멋지게 만드는 것은 고수의 반열에 들지 않으면 제대로 해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형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 어느정도 모형을 만드는데 재미가 붙은 초급 모델러, 남들에게 자그마한 감동을 수 있는 중급 모델러, 다른 모델러에게 정신적인 충격 (보통 이런 충격을 신선한 충격이라고 합니다.) 을 수 정도로 환상적인 을 만드는 고급 모델러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법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붓 도색이라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붓을 이용해서 색을 칠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아주 중요한 작업입니다. 또한 필수적인 작업방법이기도 하구요.

요즘에는 처음 시작할 때 올바르지 못한 사용법이나 올바르지 못한 관리법에 의해 만족스럽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점점 붓 도색을 피해버리는 것이 심해져서 가급적이면 붓에는 손을 대지 않는 모델러도 생기고 있는데 분명 이것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데에는 인터넷이라고 하는 정보전달 수단의 발달도 한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름길처럼 보이는 정보들이 눈에 보이는데도 그것을 참아내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기본기부터 배우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모형을 시작하기 위한 도구를 준비하는데 가장 먼저 컴프레서와 부터 집어드는 것 또한 한편으로는 안타깝습니다. 붓 도색을 하던 사람은 작업을 작업 방식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반면 에어브러시를 이용해서 시작하고 붓 도색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모험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에어브러시로 작업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고 효과도 좋은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순서가 있듯이 적어도 제 생각으로는 붓 도색을 어느정도 경험해 보신 이후에 에어브러시로 넘어가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에 조금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붓 도색은 한편으로는 상당히 귀찮은 작업일 수 있고 노력에 비해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없는 방법일수도 있지만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기법이므로 반드시 어느정도 자신의 테크닉을 발킬 필요가 있습니다.

붓 도색은 아주 작은 부분을 칠하거나 아주 넓은 부분을 칠하거나 모두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법입니다. 다만 그 방법상의 요령을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이것 또한 개인의 습관차이에 기인한 것일뿐이므로 붓 도색의 공통적인 요령은 다음 부분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적합한 도료와 희석 비율

적합한 도료

일단 붓 도색에는 어떠한 가 적당한지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모형작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 , 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만약 제가 도료나 도료등을 많이 사용해 보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도료의 경우에는 건조시간이 짧은 관계로 작업 시간이 에어브러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질 수밖에 없는 붓 도색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습니다. 래커 도료의 건조지연제인 리타더 마일드라는 제품을 이용하면 어느정도 건조 시간을 연장할 수 있으므로 붓 도색도 가능하지만 넓은 부분의 도색에는 그다지 권하고 싶은 방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자그마한 부품을 칠하는 정도라면 충분히 붓으로도 작업이 가능하기에 가지고 있는 도료가 래커 도료밖에 없다고 붓 도색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할 때 를 너무 많이 섞어서 너무 묽어지지 않도록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아쉬워서 사용하는 방법 정도로 하시는 것이 마음 편한 방법이긴 합니다.

리타더 마일드는 원래 붓 도색을 하기 위한 건조 지연제라기 보다는 건조 시간을 조금 더 연장하므로써 도료의 피막이 굳는 시간을 조금 더 길게하고 이 에서 피막이 부드럽게 형성되어 더 좋은 을 내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원리적으로는 같은 것이므로 간혹 래커 도료를 어쩔수 없이 붓 도색해야 할 경우에는 이 리타더 마일드라는 제품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래커 도료를 이용해서 기본 도색을 했는데 마스킹을 떼어내는 에서 경계면이 약간 허물어졌다거나 한다면 붓을 이용해서 살짝 손봐주는 정도만으로도 길고 긴 마스킹을 다시 해야 하는 불편함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이겠죠. 다만 비율이 과 다를 수 밖에 없으므로 완전히 같은 색감을 내기에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도 아주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알아보기 힘들 겁니다.

도료와 도료는 그야말로 붓작업에 최적인 도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범용성이 뛰어난 의 경우에는 붓작업이나 에어브러시 작업에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고 건조시간이 긴 아크릴도료의 경우에도 붓 도색에 잘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각 도료의 상세한 에 관해서는 80. 도색의 이론 ~ 85. 시너의 특성 섹션을 하시면 도움이 되실겁니다.

희석 비율

그렇다면 수많은 초보 모델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희석 비율은 어느정도가 적당할까요? 안타깝게도 이 부분은 정확한 답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농도가 없다라기 보다는 정확하게 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옳겠군요.

우선 이렇게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이유부터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도료는 제품이 되어 유통되는 단계까지는 일정한 농도가 유지됩니다. 만일 유통기간이 길어진 제품의 경우에는 이 부분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공장에서 막 나온 신선한 도료와 유통 기간이 꽤나 지난 것 같은 도료는 그 농도부터가 차이납니다. 게다가 도료를 한 번 두 번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뚜껑을 열고 닫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고 덜어쓰는 과정과 어느정도 도료가 건조되어 가는 과정에서 약간의 를 더 추가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도료 자체의 농도가 항상 일정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본 상태가 이미 변수화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이 상황에 시너를 어느정도라고 특정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도료가 신선한 상태라면 대략 도료 1 : 시너 1 정도의 비율이면 충분히 붓작업을 하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료의 희석 농도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결과론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대략적인 감을 잡기가 쉬워질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에 희석된 도료의 상태를 중심으로 다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정확한 희석 비율은 각 도료회사별로 가이드라인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스터 컬러 (Mr.Color) 표의 중간 부분을 보시면 붓 칠의 경우 Mr. 1 : Mr. 0.8~1.0, 에어브러싱의 경우 1 : 1~2 라는 식으로 도료 제조 회사에서 권하는 비율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도료의 신선도가 차이나기 때문에 1:1 비율로 희석했을 때의 느낌을 감으로 잘 익히고 있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혼색막대로 혼색을 하는 과정과 붓에 도료를 묻혔을 때 어느정도가 적당한 정도인지는 아래에 있는 이미지를 보시면 대략 가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이미지 – 혼색막대 (진하다, 적당하다, 묽다), 붓 (진하다, 적당하다, 묽다)]

하지만 이런 도료의 농도는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진하거나 묽게 사용할수도 있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러싱을 하기 위해서는 도료가 더 진한 상태여야 하고 넣기를 하기 위해서는 더 묽은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다만 위에서 설명하고 있는 적당하다는 의미는 넓은 평면을 깔끔하게 칠하는 일반적인 용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말로 설명하기 애매한 희석 농도에 대한 설명을 마칠까 합니다.

여튼 도료의 묽기를 감잡는 좋은 방법은 처음 구입한 신선한 도료를 이용해서 비율에 맞도록 희석해 보시고 그 농도를 기준으로 감잡으시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붓 도색의 요령

늘 습관처럼 하는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로군요~ 심지어 생각한 내용이 으로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인지라 더 애매하고 곤란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해 보도록 할테니 자세히 보고 곰곰히 의미를 생각해보시고 스스로의 연습 또한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일단 몇가지 중요한 원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원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도료 적절히 희석하기
  2. 붓에 도료 묻히기
  3. 눕혀서 칠하기
  4. 겹쳐지게 칠하기
  5. 격자 칠하기
  6. 여러번 깔짝거리지 말기
  7. 완전히 마른 다음에 덧칠하기
  8. 여유있게 작업하기

이제 이 간단한 (헉… 그래도 너무 많은가요~?) 원칙에 대한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도료 적절히 희석하기

에어브러시 작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붓 도색을 위해서 도료의 희석과 알맞은 농도는 특히 더 중요합니다. 도료라는 것이 유통상태, 보관상태, 작업시간 동안의 노출로 인한 시너의 증발등에 따라 각각의 상태가 다른 관계로 1:1 이니 1:2 니 하는 비율보다는 자신의 스타일과 작업 범위에 맞는 정도를 느낌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항상 그 기준에 맞추는 것이 가장 정확한 도료 희석 비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일반적인 도색 용도의 희석 범위를 말하자면 도료:시너가 1:1 ~ 1: 사이에서 희석하시면 됩니다. 이때 적정량의 도료를 덜어놓고 거기에 시너를 조금씩 부어가면서 적정 농도가 될 때까지 시너를 추가시키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급적 시너 병에서 콸콸콸하지 마시고 양을 조절할 수 있는 뚜껑이라도 준비하시면 작업하기 편합니다. 별도의 뚜껑을 구하기 쉽지 않다면 시너 중간 마개에 구멍을 뚫어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양을 조절하기 쉽습니다. 온라인 샵에서 검색하실 때에는 ‘Needle Bottle' 이나 ‘뾰족 공병'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92. 붓 도색
Needle Bottle
92. 붓 도색
뾰족 공병

만약 넣기를 위한 희석이라면 1:5 ~ 1:10 정도의 비율로 시너를 상당히 많이 넣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최근에는 먹선 넣기용으로 도료(시타델 컬러 쉐이드 (Citadel Colour Shade), 타미야 액센트 컬러 (Tamiya Accent Color) 등)가 발매되고 있으니 그런 제품을 사용해도 되고, 원하는 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싶다면 시너를 많이 넣어서 희석하면 됩니다. 이 또한 농도가 너무 묽으면 퍼짐성만 좋고 색상이 잘 안보일 수 있으니 연습해 가면서 감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많은 시너를 넣게 될 경우에는 도료입자가 시너 사이를 떠다닐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랍니다. 일명 ‘도료뭉쳐 떠 다니는 상태'입니다. 주로 계열에서 너무 많은 시너를 사용할 경우에 이런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도료를 조금 더 넣어주면 떠다니는 현상을 없앨 수 있습니다.

[도료 사용 농도]

붓에 도료 묻히기

붓에 도료를 묻힐 때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붓 끝에 도료가 뭉쳐서 붓을 처음 가져다 댈 때 도료가 주욱~ 흘러버리는 것인데 이럴 경우에는 틀림없이 도료가 부품 끝에 뭉치거나 (또는 맺히거나) 패널라인이라도 타게 되면 라인을 잡아먹게 됩니다. 게다가 흘러내린 도료를 처리하기 위해 자꾸 붓을 이용해 문지르거나 또는 다른 방법으로 (를 이용해서 찍어낸다거나 하는…) 도색된 면의 건강을 해치게 되므로 도료는 붓에 맺혀있는 상태가 아닌 그냥 묻어있는 정도의 상태여야 합니다.

보통은 도료를 붓에 묻힌 후에 도료컵 가장자리에 한 번정도 훑어 주기만 하면 적당히 묻어있는 상태가 됩니다. 흔히 국물을 먹을 때 국 그릇의 가장자리에 수저를 한 번 가져다 대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도료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는 가급적 도료병에 붓을 텀벙거리면서 사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도료병에 붓을 담그는 습관이 생기고 나면 도료병에 있는 도료 전체의 색상이 점점 바뀌게 될 뿐아니라 붓 자체의 관리에도 그다지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하게 되면 도료 자체의 색상 표현도 제대로 되지 않는 그야말로 좋지 않은 상황을 만드는 나쁜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붓도색을 하고 나서 붓을 아무리 깨끗하게 닦아낸다고 하더라도 새 붓처럼 깨끗하게 닦아낼 방법은 없습니다. 이렇게 붓털 속에 숨어있는 색 입자들이 새 병안에 있는 도료와 섞일 수 잇는 가능성은 애초에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붓 끝부분까지 도료를 찍는 습관 또한 고쳐야 할 습관입니다. 보통 도료병에 붓을 들이미는 경우에 붓몸통까지 도료가 묻곤 합니다. 붓의 후에도 찌꺼기가 붓 뿌리부분에 남을수 있게 되는데다가 아무래도 붓을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주변에 묻을수 있으므로 제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속받게 되므로 도료를 묻힐때에는 붓털부분에만 묻히도록 하고 가급적이면 붓 몸통에는 묻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역시나 가장 좋은 습관은 을 이용해 필요한 만큼 조색 접시에 덜어내어 희석한 후에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뭐 아주 가끔 조금씩만 점찍듯 사용하는 경우에는 저도 도료 병 뚜껑에 묻어있는 도료를 찍어 바르곤 합니다만 권하고 싶지는 않은 습관이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사진 – 도료 붓에 묻히기]

눕혀서 칠하기

넓은 면적을 평붓을 이용해 붓 도색할 때 도료처럼 촉촉한 도료를 칠할 경우에는 붓을 적당히 눕혀서 칠하는 것이 좋습니다. 붓을 세워서 칠하는 것보다는 붓 털이 가지런하게 배열되서 칠이 되고 붓이 닿는 면적이 일정하게 정리되므로 아무래도 붓을 세워서 칠하는 것보다 작업 자체도 수월해지고 붓자국도 한결 적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칠해야 할 부분이 넓은 부분이 아니거나 붓이 들어가기 힘든 부분의 도색 또는 아주 가느다란 선을 그려야 할 경우에는 붓을 세워서 칠해도 되지만 이는 작업 부위에 따른 개별적인 도색방법이고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방법은 붓을 눕혀서 칠하는 것입니다.

[이미지 – 붓 눕혀 칠하기]

겹쳐지게 칠하기

평붓으로 넓은 면적을 칠할 때 붓자국이 서로 겹쳐지게 칠하는 것은 붓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중의 하나로 붓의 폭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 양쪽의 조금씩은 항상 겹쳐지도록 붓을 칠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 방법은 채도가 높은 원색 계열을 사용할 경우에 특히 그 중요성을 더한다고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면이 여러번 겹치다 보면 상당히 색상이 탁해져버릴수도 있는 문제도 있지만 붓이 지나간 사이로 바탕색이 비쳐나서 그 부분을 다시 칠하는 것보다는 훨씬 고르게 색을 칠할 수 있습니다.

붓자국이 살짝 겹치는 부분은 아무래도 색상이 조금 진하게 보이지만 다음에 설명할 격자 칠하기 방식으로 이 부분도 많이 눈에 띄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있는 격자 칠하기 부분의 1번 이미지를 하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격자 칠하기

겹쳐서 칠하는 방법은 한 쪽 방향으로 일정하게 도색할 때 붓이 조금씩 겹쳐지게 칠하라는 말이었습니다. 격자 칠하기는 이런 방식으로 일정하게 칠하는 면을 직각 방향으로 칠함으로써 빛의 투과되는 정도를 고르게 만드는 것과 동시에 붓자국도 최소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즉, 겹쳐칠하는 방법으로 칠하되 한겹 칠한 것이 다 마르고 나면 수직 방향으로 또 다시 겹쳐 칠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면 되는 것입니다. 보통은 이런 격자칠하기를 두 번 또는 세 번 정도 반복하면 붓자국이나 불규칙하게 보이는 부분들이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의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붓이 여러번 닿게 되는 경우 밑색이 녹아날 수 있으므로 여러번 반복해서 문지르지 말라는 것과 도료의 농도를 알맞게 희석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복해서 문지르는 것은 다음번에 설명드리죠~) 도료가 너무 진하게 희석될 경우에는 도막이 너무 두꺼워져서 몰드를 메워버리는 경우가 있을수 있으므로 적당한~ 이라는 말로 표현하기 애매한 농도를 느낌으로 찾으셔야 합니다.

역시나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겠죠~ ^^ 어떤 일에나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런 기본적인 원리를 알고 도전하면 자신에게 좀 더 쉬운 도색 방법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방식만으로 키트를 멋지게 도색하는 명인의 을 잡지에서 보고 믿음을 가지게 된 방법입니다.

92. 붓 도색

1. 먼저 한 쪽 방향으로 칠합니다.

92. 붓 도색

2. 처음 칠했던 방향과 수직 방향으로 칠합니다. 이정도만 해도 붓 자국은 많이 사라집니다.

92. 붓 도색

3. 마지막으로 두 번째 칠했던 방향과 수직 방향으로 다시 칠합니다. 조금 피막이 두껍게 느껴질 수 있지만 붓 자국은 완전히 사라집니다.

여러번 깔짝거리지 말기

표현이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이미 한 면이 충분히 말라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을 반복해서 도료를 녹여낼 수 있는 같은 의 시너가 묻어있는 붓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마찰하게 되면 기존의 도장면이 쉽게 벗겨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저분해진 자국을 다시 깨끗하게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려우므로 작업을 할 때 가급적이면 반복해서 여러번 마찰시키는 것보다는 조금 아쉬움이 남더라도 그냥 지나가고 다 마른 다음 그 부분을 다시 작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완전히 마른 다음에 덧칠하기

가급적이면 여러번 깔짝거리지 말기와 비슷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 구분을 하는 이유는 깔짝거리는 시기와 덧칠하는 시기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도료가 굳어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일단 칠을 하고 난 후 공기와의 접촉면이 넓은 외부부터 안쪽으로 굳어들어가게 되는데 보통 겉면의 건조 상태만을 확인하고 잽싸게 다음 과정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미처 제대로 굳지 못했던 속 부분의 도료들이 들고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도료가 굳는데 대략 어느정도의 시간을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요? 보통은 하룻밤이라는 어정쩡한 시간을 권하게 됩니다. 이는 보통 30 여분이 지나면 상태로는 대략 다 굳은듯하게 보이는 도료도 완전하게 바짝 말려버리기 위한 시간입니다. 말이 하룻밤이라고하는 것이지 다음날의 개인적 시간 (학교, 직장, 연애 등등등)을 생각하면 대략 하루정도의 건조시간은 어렵지 않게 확보될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에어브러시 작업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에어브러시의 경우 도막이 얇아 빠르게 마르는 느낌이 있고, 대략 5~10분만 경과되더라도 의 도료는 거의 마른듯하게 보이게 됩니다. 한편으로 항상 세차게 불어닥치는 압축공기에 의해 희석제가 빨리 증발하게 되고 결론적으로 표면의 도료도 빠르게 건조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안전한 시간… 즉, 하룻밤을 묵힌 후에 작업하시는 것이 도료가 안정적으로 피막을 형성하는 시간을 줄 수 있는 것이므로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작업하시기 바랍니다.

여유있게 작업하기

가끔 상상할 수 없을만큼 빠르게 작업을 마무리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며칠만에 디오라마를 만들어버렸다~' 하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마감 날짜가 있는 작업이라면 어쩔 수 없을 것이고 오래간만에 만난 연휴에 하얗게 불태우면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형은 완성품을 두고 두고 즐기는 도 있지만 하나 하나 하는 과정에서 오는 이 더욱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붓 도색의 경우에는 성급한 작업은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과정이 될 수도 있는 작업이니만치 가급적이면 이런 시간을 충분히 즐긴다는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작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에서부터 도색, 배치, 등등 고민하면 고민할수록 발전할 여지가 많은 취미가 바로 모형 제작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세상사의 대부분은 느긋하게 즐기는 것이 좋은 법이니까요~

다만 이런 느긋함을 시간이라는 물리적 관점에서 조금 당겨줄 수 있는 건조기같은 문명의 이기를 사용한다면 작업 시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여유있게 작업하라는 의미는 제작 과정을 음미하라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붓 도색한 도료가 충분히 마를 수 있는 시간동안 성급함을 내려놓고 함께 느긋한 시간을 보내자라는 의미이니까요.

아래에 있는 동영상에서는 위에서 이야기한 대부분의 내용을 강조하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연습해 보세요

그러면 도색을 하기 위해서 도료도 살펴봤고 시너도 살펴봤고 요령까지 대충 알게 되었으니 일단 붓을 잡고 직접 칠을 해 보십시오. 백번 글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글을 깨우치는 것… 즉, 연습해 보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로 승화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은 읽어보면 아하~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실제로 자신의 작업하는 스타일과 비교해 보시면 조금씩 차이가 나거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분명하게 다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둘을 하나로 맞춰주는 과정이 바로 노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활동하는 연습의 영역인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남들이 하는 백마디의 말보다는 자신의 한번의 경험이 더욱 소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가슴에 담고 많은 연습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딱히 연습할만한 곳이 없다면 도색을 위해 가지고 있는 키트의 러너를 이용해 테스트해 보시기 바랍니다. 목표는 회사 이름이나 로고 혹은 로고 기호가 묻히지 않되 아주 깔끔한 도장이 어느정도나 가능한지 연습을 해 보시고 나중에는 그 위치에 다른 색상을 이용해서 덧칠해 보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연습을 서너번정도 하시면 붓 도색이라고 해도 그다지 겁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붓 세척하기

자~ 연습을 충분히 하셨다면 붓에 도료가 어느정도는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이 붓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법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붓을 청소할때에는 붓에 묻혔던 도료에 맞는 시너를 이용해서 (에나멜을 썼다면 에나멜 시너를… 래커를 썼다면 래커 시너를… 아크릴을 썼다면 아크릴 시너를 하는 식으로 말이죠~) 하면 되는데 처음 붓을 사용하면 제대로 닦여져 나가는 것 같지도 않고 왠지 요령이 없어서인지 어설퍼 보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몇 번 붓을 세척하다 보면 나름대로의 세척 방식을 찾게 되고 터득하게 되는 법이니 그다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단 적당한 시너와 적당량의 를 준비하도록 하십시오. 이후의 방법은 주로 를 사용하는 모델러들이 붓을 세척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므로 실제로 한 번 해 보시기 바라며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연구하시면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래커나 의 경우에도 시너만 다를 뿐 붓을 사용하는 방법은 대동소이합니다.

이런 붓 세척을 돕기 위해 붓세척통같은 제품이 상용화되긴 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붓털을 심하게 상하게 하고, 시너에는 계면활성제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오염된 시너를 통한 2차 오염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때문에 신무기이기는 하지만 이런 제품은 사용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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